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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의 치유 시간 – 간월재부터 간절곶, 명선도까지 간월재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순간, 멀리서 바다가 손짓을 하는 듯했다. 두부씨가 먼저 말을 건넨다.“여기 울산이잖아. 다음 일정은 간절곶에서 차 한 잔 하고, 주변에 산책길도 한번 찾아볼까?”아, 좋지. 여기까지 왔으니 바다 냄새도 맡고, 맛있는 해산물도 먹어야지.두부씨가 암 치유 과정을 겪으며 우리가 새롭게 알게 된 건, 생각보다 우리가 참 잘 맞는다는 거였다. 여행을 다니며 더 확실히 느꼈다. 문화생활의 코드도, 발걸음의 리듬도 너무나 잘 맞았다. 둘 중 누구 하나 “거긴 싫어”라고 한 적이 없다. 여행에 있어서만큼은, 우리 둘 다 언제나 진심이었다.아들이 어릴 적부터 그랬다. 학교에서 체험학습이 있는 날이면, 가족여행으로 바꿔 함께 다녔다. 고등학교 때까지 가족이 함께 떠나는 시간을 자연스럽.. 2025. 6. 15.
암환자에게 좋은 여행지 , 간월재 하늘길을 걸으며 치유를 받다. 문득 길을 떠난다.구르미도 새벽부터 신이 났다.짐 꾸리는 것만 봐도 구르미는 여행길을 안다.구르미도 좋아하는데,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힐링이 되는 여행길일까.걷는 건 참 좋은 것이다.어디를 갈까?무작정 가다 보니, 얼마 전 방송에서 트로트 가수 영탁과 장민호님이 떠난 길이 생각이 난다."아~ 간월재 너무 좋던데", 하고 두부씨한테 슬쩍 물어봤다."나도 안 가본 곳이야.""그럼 가보자~"새벽부터 짐을 꾸려 울산으로 떠난다. 가는 길에 언양불고기도 좀 먹어볼까?"좋지좋아~"주변에 구르미와 함께 묵을 수 있는 숙소도 미리 알아봤다.길을 떠난다는 건 정말 설렌다.그 설렘이 치유가 된다.암환자 치유를 핑계로 여행을 참 많이 다닌다.계획 없이 떠나는 이 길도 좋다.울산에 도착해서 언양불고기부터 먹는다.구르미는 미안하.. 2025. 6. 12.
Chapter 25. 여름철 암 환자 입맛 살리는 음식 담그기 여름철 암환자를 위한 입맛 살리는 음식, 아삭하고 짭짤한 오이지 이야기. 정성스러운 레시피와 따뜻한 추억이 담긴 반찬을 소개합니다. 어릴 적 땀을 뻘뻘 흘리고 집에 들어오던 어느날은 온 집안엔 소금 끓이는 짠물 냄새가 가득했다. 엄마는 길쭉한 항아리에 오이 두 접을 켜켜이 쌓아 담고, 끓여둔 소금물을 조심스레 부으셨다. 우리 가족 여섯 명은 물론, 이모네까지 넉넉히 챙겨주셨던 울엄마였다.그때의 나는 오이지가 참 싫었다. 찬밥에 물 말아 오이지를 두어개 올려서 맛있다며 드시던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매번 반찬에 나오는 그 오이지가 뭐가 그렇게 맛있었을까.그런데 시간이 흘러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품고, 입덧으로 고생하면서, 이상하게도 주머니에 오이지를 넣고 다니면서 하나씩 씹으면 입덧이 .. 2025. 6. 11.
암환자, 집안 에서의 치유여행 하기 – 일상 공간이 회복의 시작점이 된다 3편 암환자, 집안에서의 치유여행하기 - 햇살 한 줄기와 구르미의 눈빛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흔히들 말하죠. 잘 나갈 땐, 주변의 소중함을 모른다고. 그 말, 참 맞는 것 같아요.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었지만, 그 일상이 어쩌면 매일의 ‘소풍’이었는지도 모릅니다.그걸 아프고 나서야, 멀리 가지 못하게 되고 나서야 깨닫게 됩니다.치유는 꼭 제주도 바다 앞에서, 혹은 멋진 숙소에서만 시작되는 게 아니더군요.집 안에서도 얼마든지, 충분히 가능합니다.우리 집에는 ‘구르미’라는 아주 특별한 강아지가 있어요.벌써 12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동안이랍니다.하는 짓 하나하나가 귀엽고 예뻐서,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스르르 풀려요.두부씨도 요즘엔 구르미를 꼭 안고서야 잠이 드는 날이 많습니다.이 작은 생명체.. 2025. 6. 10.
암환자 치유요리에서 창업비법까지 – 1편 30년 외식 인생의 기록, 그리고 이제는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나는 외식창업과 메뉴개발 컨설팅, 그리고 밀키트 개발이라는 분야에 벌써 3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이 길을 처음 걸었을 땐 단지 음식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출발했지만,이제는 사람을 살리고, 마음을 돌보는 요리의 가치를 믿게 되었습니다.외식창업도 해봤고,그 과정에서 비법 노트 5권을 정리했고,맛있는 녀석들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어 공저자로 출간하기도 했습니다.그 외에도 출판된 공저만 6권 이상이 됩니다.상권 분석을 위해 풍수와 오행에 대한 공부도 해봤고,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터 공부도 해봤습니다.여기저기 다니면서 강의도 많이 했습니다.돈 많은 사람,오늘 당장 월세도 못 내는 자영업자,어떤 분은 눈물을 삼키며 “오늘 마지막으로 상담 왔어요”라고.. 2025. 6. 8.
“코로나가 바꾼 삶과 여행, 암 치유 여행으로 다시 숨 쉬다 (2편)” 2020년 3월, 코로나가 세상을 바꿔놓기 시작했다.그 무렵 나는 생각했다. "설마 이렇게까지 되겠어?"하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우리는 모두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답답함이 일상이 되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도 벌어졌다.그러던 어느 날, 두부씨의 치유를 위한 여행을 결심하게 됐다.2박 3일. 아주 짧지만 깊은 의미가 담긴 여행이었다.두부씨는 충북 출신이다. 자연 속에서 자란 그에게 시골은 익숙한 풍경이다.나는 서울에서 자란 도시사람이라 그런 곳이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그래, 이번에는 강원도로 가보자.계획 없이, 암환자치유 만을 위한 여행길에 오른다.먼저 도착한 곳은 정선 오일장.코로나 이후라 그런지 썰렁하다. 그래도 장은 살아있다.모듬전을 시켜 두부씨와 나눠 먹는다.참 맛있다. .. 2025. 6. 8.